면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생물학 지식을 넘어 우리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는지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시작점입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면역항암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면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왜 암 같은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 몸은 매일같이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같은 병원체와 돌연변이 세포(즉 암세포의 씨앗)에 노출되지만, 대부분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면역 시스템 덕분입니다.
이번 글에선 선천면역과 후천면역, 암세포와 면역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면역, 우리 몸을 지키는 보디가드
면역(Immunity)은 외부 침입자뿐 아니라 내부에서 비정상적으로 생긴 세포까지 감시하고 제거하는 자연 방어 체계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24시간 작동하는 보디가드처럼, 피부·점막 같은 물리적 장벽에서부터 혈액 속 면역세포에 이르기까지 다단계 방어망을 통해 우리를 보호합니다.
저도 환절기만 되면 코가 간질거리고 피부에 알러지 반응이 올라와 일상에 불편을 겪곤 합니다. 이럴 때 꾸준히 유산균을 먹으면서 장 건강을 챙기면 증상이 한결 완화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실제로 장내 미생물 균형은 면역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장이 건강해야 면역 반응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다만 유산균이 알러지를 완벽히 막아주는 건 아니고, 면역 체계를 조절해 증상을 완화하는 데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습니다.
선천면역: 태어날 때부터 갖춘 1차 방어망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크게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으로 구분됩니다. 먼저 선천면역(innate immunity)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기본 방어 체계입니다.
- 피부와 점막은 병원체가 쉽게 침투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장벽 역할을 합니다.
- 위산과 효소는 들어온 세균을 화학적으로 파괴합니다.
- 백혈구 중 대식세포, 호중구, 자연살해세포(NK cell) 등은 감염세포나 비정상 세포를 신속히 공격합니다.
선천면역의 특징은 빠르고 비특이적이라는 점입니다. 즉, 적이 누구든 발견하면 바로 공격하지만 정교한 맞춤 대응은 어렵습니다. 마치 CCTV가 움직임만 감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후천면역 : 학습하고 기억하는 정밀 방어망
반면 후천면역(adaptive immunity)은 학습 능력을 가진 방어 체계입니다. 한 번 침입한 적을 기억했다가 다시 나타나면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하게 반응합니다.
- B세포는 항체를 만들어 특정 항원에 정밀하게 대응합니다.
- T세포는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합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면역 기억은 예방접종이 효과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백신을 맞으면 우리 몸이 미리 병원체를 학습해, 실제 감염 시 더 강하게 방어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암세포와 면역의 미묘한 관계
흥미로운 점은 우리 몸에서는 매일같이 돌연변이 세포가 생겨나지만, 대부분 면역 감시(immunosurveillance) 덕분에 제거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부 암세포는 매우 영리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 PD-L1 단백질을 발현해 면역세포의 공격 신호를 차단하거나,
- MHC 분자를 줄여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거나,
- 면역 억제성 세포(Treg)를 유도해 면역 환경을 교란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암세포는 면역 감시망을 피해 살아남고 증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암은 면역과 끊임없이 싸우며, 때로는 면역을 속이고 약화시켜 우리 몸에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입니다.
생활 속 면역 관리의 중요성
면역은 병에 걸렸을 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일의 생활 속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기본 체력과도 같습니다.
- 충분한 수면은 면역세포의 회복을 돕습니다.
- 규칙적인 운동은 염증 반응을 줄이고 면역 균형을 맞춥니다.
- 균형 잡힌 식단은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을 통해 면역세포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는 특히 중요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장기간 과다 분비되면 면역 억제가 일어나므로, 휴식과 취미 생활로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알러지가 심할 때 단순히 약만 의존하지 않고, 규칙적인 수면과 장 건강을 위한 유산균, 꾸준한 걷기 운동을 병행하면서 증상이 한결 완화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작은 생활 습관의 차이가 면역력의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직접 체감한 셈입니다.
다음 편 예고
오늘은 면역이란 무엇인지,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의 특징, 그리고 암세포와 면역의 숨바꼭질 같은 관계를 살펴봤습니다. 이제 우리는 면역이 단순히 감기 예방 차원을 넘어, 암 같은 중대한 질환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 2편에서는 “면역과 암의 관계 – 암세포는 어떻게 면역을 속이고 성장하는가”를 주제로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면역항암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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